HOUSE31, 6인 가구를 위한 협소주택

계획 당시 1층의 단독주택이 있던 30평의 대지에서, 이른바 협소주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6명의 가족이 상주하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숙제가 주어졌다. 건축주인 젊은 부부와 세 자녀를 위한 독립적인 공간이 있어야 하는 동시에 가족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공동 공간이 필요하였고, 함께 거주하는 친척 동생을 위해 별도의 독립된 거주 공간과 부모님과 지인 등 방문객을 위한 공간이 요구되었다.

siteplan

장방형의 대지는 정북방향 이격의 제약으로 더욱 좁고 긴 형태가 되었는데, 자연히 대지 내의 동선은 길게 이어지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대지 밖의 골목에서 부터 이어지는 긴 동선에 완급을 주면서 마지막 공간까지 긴장을 떨어트리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였고, 이 길을 통해 가족들이 연결되고 이어져 시간이 만들어 질 수 있기를 바랬다.

주택이라는 공간은, 가족 구성원들의 성장에 따라 변화하고 함께 적응하는 가장 인간적인 건축 공간이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주택은, 공간을 더하고 함께 쓰고, 나눌 수 있어야 하기에, 더하는 집, 나누는 집, 함께 쓰는 집 이라는 세 개의 가치를 가지고 설계를 시작하게 되었다. 동서방향으로 긴 장방형의 대지를 나누어 남쪽과 북쪽에 주 공간을 두었고, 이 둘은 좁고 긴 매개 공간을 두어 연결하였다. 좁은 연결 동선은 자연스럽게 두 공간이 분리되는데, 각 층별로 둘을 나누거나 연결하여 다채롭게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들려는 의도였다. 좁은 바닥면적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수직 동선의 연결이 자유롭게 사용될 수 밖에 없었으며, 직선형 계단과 꺾인 계단, 혹은 벽체 뒤로 숨거나 노출시키는 등의 장치를 통해 연결의 긴밀도를 조절하였다. 결과적으로 공간을 물리적으로 막지 않으면서도 주택 전체를 함께 쓰고, 나누어 쓰고, 더해서 쓰는 집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대 가정에서, 전통적인 주부의 역할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나누어 분담되어 지는데, 그 결과로 가사 업무의 중심 공간인 주방이 가족의 중심 공간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외부에서 들어온 가족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공간이 주방인 만큼, 리셉션 역할은 거실이 아니라 주방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1층에 배치하였고, 여기서 주거 내 동선은 시작된다.
1층과 지하층은 단면상 분리가 되지만, 일자형의 긴 계단을 통해 시각적으로는 연결이 된다. 연결의 보조 도구로 계단 전면에 커튼월 창을 두어 하나의 공간으로 느낄 수 있게 하였는데, 지하층의 작은 중정을 중심으로 해서 주거 내 공적 영역을 만들어 졌다. 지하층은 손님을 위한 응접실이나 간이 침실로 활용할 수도 있고, 지하층의 특성을 살려 AV룸, 무용연습실 등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 한쪽 벽면 전체를 수납장으로 하고, 김치냉장고 등 부족한 주방수납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넣었다. 지하층의 스튜디오는 1층 외부에서 별도의 계단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향후 사무실로 사용하는 등 독립된 목적을 위해 사용하거나 지하 중정을 통해 연결된 공간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주방의 벽체 뒤쪽으로 숨겨 계단의 위치는 쉽게 인지되지만, 접근에 대한 부담을 주어 사적인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신호를 주려고 하였다. 2층의 공용 공간은 가족실이 주 공간으로 되어, 함께 가사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가족들의 주 활동 공간이 된다. 가족실에서 좁은 복도를 지나 부부침실 공간이 있는데, 두 개의 문을 통해서 독립적인 공간에 대한 신호를 주고자 하였지만, 모두 열었을 때는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는 확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2층의 가족실은 개방된 계단을 통해 적극적인 동선으로 3층의 자녀 공간에 연결된다. 3층은 자녀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하였는데, 공부와 수면 공간을 수직적으로 분리하였다. 아래 층은 책상을 중심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고, 사다리를 통해 올라가는 위 층의 수면공간은 남쪽으로 완전히 개방된 창을 통해 밝은 햇빛을 받을 수 있게 하였다. 아들과 딸의 방은 위 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의 형태나 재료, 위치 등 구성을 차별화 하였으며, 한 방을 함께 사용하는 두 자매를 위해서도 각각의 영역을 부여하여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Bf plan

1f plan

2f plan

3f plan

perspective view

HOUSE31
건축: 이상미,조강욱(디자인더개인)+박인수(파크이즈)
구조설계: 본구조사무소
토목설계: 우상진
기계전기설계: 주성엠이씨, 한길엔지니어링
시공: SOA
위치: 서울특별시 강서구
연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