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은 창피합니다

몇 개의 초등학교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면서, 다른 외국의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교실 사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이나 보육에서 그 목적성의 차이에 대한 고민과 관계없이, 우리나라에서는 돌봄교실에 대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방과 후 아이들의 보육은 각 개인이 책임지고 있지만, 독일의 경우 전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교가 별도로 존재하고, 프랑스에서도 지역 내 다른 공공시설에서 통합보육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등 사회가 함께 책임을 가지는 공공 보육의 인식이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돌봄교실에 대한 정의 자체가 맞벌이 자녀나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 복지 서비스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외부와 소통하는 열린공간에 대해 잠재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인상을 많이 받게 됩니다.

학교 안에서 돌봄 기능이 들어온 것은 2004년부터이고, 이 때 방과 후 교실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오다 2010년 초등돌봄교실로 명칭을 변경하고 확대 적용하게 됩니다. 공간적으로도, 기존 교실공간을 일부 변형해서 사용하던 것에서, 돌봄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물리적인 공간 변화도 함께 시도하는 돌봄교실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여러 건축가의 시도로 통합보육에 대한 공간 개념을 정립하고 새로운 계획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개별 학교의 교육철학과 교육 현장의 관심에 따라 돌봄교실에 대한 투자나 공간 구성이 결정나다보니 여전히 많은 부분이 후순위로 밀려나게 됩니다.

돌봄교실은, 교육과 보육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공간으로, 기존의 아동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목적 이상을 넘어서 아이들의 정서적인 안정과 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간은 사용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사용자의 행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상호 유인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